봉사의 삶은 부처님 은혜 갚는 일.

모든 공덕 일체중생에게 돌려야
시작과 끝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동시 작용이기 때문이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되어 삶
을 이끈다.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보다 나은 출발을 위해 회향의 삶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평희·서갑희씨(56)는 20대 초반 대전의 한 미용실에서 함께 일하며 사귄 동갑내기 친구다. 송파재가
노인복지센터에서 미용실을 하며 무료로 머리를 깎아주는 봉사를 한 지도 벌써 7년. 이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사회에 회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불자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경로식당에서 주방일과 청소 봉사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
을 위해 봉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얻었다”면서 “더 나이들기 전에 남에게 도움되는 삶을 사는 일이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공덕을 사회에 회향함으로써 또 다른 인생의 시작
을 보여준 이야기다.

도봉경찰서 불교회는 나누면 세상이 밝아진다는 평범한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다. 이들
은 자신이 가진 시간, 돈, 물건 등의 5%를 소외받는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주자는 운동을 펴고 있다.
이들의 봉사는 도봉관내 영세가정과 경로당, 임종의 집, 복지시설 등에서 멈출 날이 없다. 불교를 알
게 된 인연을 회향하는 한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만 나누어도 세상은 훨씬 살만해 질것”
이라는 이들의 소박하면서도 쉽지 않은 보살행. 그들은 날마다 회향하는 삶을 살고 있다.

불교호스피스 요양센터 ‘정토마을’에는 임종을 눈앞에 둔 병자 10여명이 24시간 간병을 기다린다. 정
토마을 원장 능행 스님은 삶의 한줄기 빛이라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스님은 ‘왜 이렇게 힘든 길을 택했나’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처님 제자로서 당연히 걸어
야할 길’이라는 한 마디로 대답을 대신한다. 회향하는 삶이 진정한 불자의 길이라는 속내가 담긴 스님
의 답변이다.

12월, 올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기다. 사람들은 더 나은 새해를 맞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부처님은 <화엄경>에서 “회향한다는 것은 처음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
하는 것으로부터 중생의 뜻을 좇아 따르는 것까지의 모든 공덕을 진법계 허공계 일체 중생에게 남김없이
돌리는 것”이라고 설했다. 불자로서의 삶은 곧 회향의 삶이라는 의미가 담긴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