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생활

남의 생명을 내 생명과 같이 생각한다면 살생할 일이 없다. 남의 물건을 내 물건 같이 생각한다면 도둑질할 일이 없다.

생명은 다 같다. 물고기 생명이나 사람생명이나 차원이 다를 뿐이지 생명은 똑같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자기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
지 않는데도 재미 삼아 생명을 죽이기까지 한다. 심지어는 신상카드의 취미란에 ‘살생’(낚시,사냥은 살생이다.)이라고 적는 이도 있다. 사람
이면 누구나 고통을 싫어하듯 축생이나 미물도 고통을 싫어한다. 거기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무엇보다도 제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평안과 자유를 위해 피눈물나는 노력과 투쟁을 한다. 차원의 높낮이만 다를 뿐 생명이 겪는 아픔은 사람과 축생·미물
이 다를 바 없다.

부처님께서는 나와 남의 생명을 둘로 보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다른 종교에서도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남·이웃은 사람만
을 지칭하지 않는다. 생명 있는 모든 것,나아가서는 무정물까지 나와 상대되는 만유(萬有)일체를 말한다. 그러기에 대자대비인 것이다. 조건
없는 사랑인 것이다.

무엇을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자기를 내어주는 것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은연중에라도 대가를 바란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자기 식의 관념·집착·이해관계에서 출발한 조건 붙은 사랑이다. 남·여의 사랑은 대체로 그런 꼬리표가 붙은 사랑이다. 따라서 진정
한 사랑이라 말할 수 없다.

진정한 자비,진정한 사랑이란 ‘나’를 비운 사랑,‘나’를 비운 자비를 말한다.

꼬리표가 붙지 않은 자비·사랑을 통해서 사람은 거듭 날 수 있다. ‘나’를 비우는 일이기에 자비·사랑은 ‘과거의 나’를 다시 인식케 하는 계기
를 만들어 준다. ‘나’를 다시금 직시하게끔 해준다. 아니 해주고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절로 그렇게 되나. 나의 욕심·이해관계에서 사물을
바라보던 눈이 저절로 바뀌게 된다. 고로 자비와 사랑은 번뇌,욕심,고통,악 따위를 녹여주는 영묘한 만병 통치약인 것이다. 고해를 건너게
하는 바라밀의 배인 것이다.

삶의 목적은 진화를 통한 자기완성에 있다. 부처님께서는 해탈이 그 목적이라고 가르치신다. 해탈에 이르는 진화의 과정,그것이 삶의 길
이요 삶의 목표인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 길이 ‘자기 비움’에 있다고 하신다. 수행이라는 것은 ‘자기 비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자기 비움’을 실천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그 일은 무척 어렵다고 한다. 수억겁 쌓이고 쌓인 관념의 때가 그만큼 두껍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비움’의 비교적 쉬운 길이 있다. 바로 생명사랑,이웃사랑이다. 그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바로 실천할 수 있다. 모든 생명 있는 것을 아끼
는 일은 쉽다. 살생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도 이미 실천을 시작된다. 그리고 나아가 이웃을 사랑해보라. 작은 일,큰 일 따지지 말고 이웃에 대
한 헌신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해 보자.

부처님은 일찍이 그 공덕의 큼을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