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사(袈裟)피봉식

  가사불사는 처음 발원하여 불사를 시작할 때부터 마칠 때까지 이 불사에 참여하는 대중과동참 신도들이 온갖
정성을 다 들이게 된다

 왜냐하면 가사(袈裟)는 법의(法衣)로서 이미 이야기 한 바대로 부처님께서 과거생의 인행시에 할절(割截)하신
뜻이 담긴 법복(法服)이며 모든 스님들이 수하고 수행정진과 중생을 교화하는 해탈복이며, 선근공덕이 증장(增長
)되는 복전의(福田衣)이기 때문에 정성을 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마음에 새기면서 정성스레 조성된 가사
는 도편수스님으로부터 검사를 받게 되는데, 가사(袈裟)가 법칙대로 조성되었는지? 바느질은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지? 통문은 제대로 냈는지? 등을 살펴 본 다음 잘못된 곳이 있으면 고치도록 하는 택가사(擇袈裟)과정을 거친
다음 다림질을 잘하여 법당에 괘가사(卦袈裟)를 하게 된다.

  이 괘가사라고 하는 것은 가사불사에 동참한 사부대중이 모두 잘 볼 수 있도록 괘포를 법당 안에 매어 놓고 가사
를 펴서 걸쳐 놓는 것이다.

 그런 다음 창호지로 봉투를 만들어 가사를 담게 되는데 이 봉투를 피봉(皮封)이라 하고 피봉에 쓰는 서식(書式)을
피봉식 이라고 한다.

  먼저 피봉 전면에는 "봉헌우삼보자존전(奉獻于三寶慈尊前)이라고 써서 이 가사를 三寶前에 바친다는 뜻을 밝히
고, 그 아래 또는 뒷면에는 가사의 품계(品階)를 적고, 불사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대중스님들이 각자 맡은 소임을
표시하는 연화질(緣化秩)을 적는다.

연화질이란 대중 목록으로서 큰 절에서 結制때 짜는 용상방(龍象榜)과 비슷한데 불사명칭이 가사불사이므로 片手
(가사불사소의 책임자 스님)와 良工(가사를 마름질하거나 바느질을 하는 스님), 針繕(바느질을 하는 소임)등이 표
시된다.
                             

이렇게 피봉식이 완료되면 가사를 봉투에 넣어 제석보살이 계신 신중단에 진설하고 점안식을 하게 된다.

<증명단 예경>

  점안식에 앞서 증명단에 모셔진 삼대화상께 예를 올리게 되는데 이 뜻을 살펴보면 가사 불사는 물론이요 사찰
에서 모든 불사를 봉행하는데 있어 원만성취되고 마장(魔障)이 따르지 않도록 삼대(三大)화상께서 보살펴 주시고
이 불사를 증명하여 주시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조석예경은 물론이요, 사시(巳時)마지등 공양을 올린다.

 삼대화상에는

나무 서천국 백팔대조사 제라박타존자 지공대화상(大和尙)
나무 고려국 공민왕사   보제존자     나옹대화상
나무 조선국 태조왕사   묘엄존자     무학대화상

 이렇게 삼대화상을 청한다음 유치(由致)와 청사(請詞)를 하게 되는데 그 뜻은 다음과 같다.

  *유치*

  우러러 생각하옵건데. 이 불사가 원만성취 되도록 증명하여 주옵소서. 삼대법사께서는 문혜(聞慧), 사혜(思慧),
수혜(修慧)를 다 갖추셨고 상구보리·하화중생을 원만히 성취하셨으니 역대 선종에서 밀밀히 전한 뜻을 이미 얻으
시고 모든 불사를 항상 증명하여 주시옵고, 구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고 원하는 것은 모두 따르지 않음이 없게
하여 주십니다.

 하옵기로 이 청정 도량에서 오늘 조촐한 공양을 진설하고 이 불사를 증명하여 주시는 삼대화상의 공덕을 찬양하
옵니다.

삼대존자께서는 잠시 삼관연대를 떠나 이 보잘것 없는 불사소에 강림하사 작은 정성을 굽어 살피시어 이 불사가
성취되도록 도와주시기를 우러러 한마음로 먼저 삼청(三請)하나이다.

 *청사*

 한 마음으로 받들어 청하옵니다. 지혜란 무상을 증득한 것으로 만유(萬有)를 저 일진(一眞)에 묶으시고 자비심
으로 유정(有情)을 남김없이 삼계(三界)로 부터 벗어나 극락 구품(九品)에 이르게 하십니다.

 오고감에 걸림이 없고 모든것을 뜻대로 하십니다. 공화(空花)도량의 정성에 수순하여 감응하시는 제라박타존자
지공대화상, 보제존자 나웅대화상, 묘엄존자 무학대화상께서는 자비를 베푸사 이 도량에 강림하여 이 공양을 받
으시기를 원하나이다.

이렇게 삼화상께 예배하고 공양을 올린다.